일기 日記
명사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
본 포스팅은 군대라는 환경에 처음 노출되었을 때의 개인적인 기분과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이기에 남들이 봤을 땐 미숙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자신의 처음을 떠올리며 읽다보면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2023년 4월 17일 부터 2023년 5월 25일까지 논산훈련소 27연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했습니다.
훈련소 기간 중 일어난 모든 활동과 교육 내용을 적을 순 없었습니다. 저에게 인상 깊은 사건이나 감정만을 적었으니 자세한 활동은 인터넷의 다른 글들을 참조해 주세요.
+필자는 운전병으로써 제1수송교육연대에서 후반기 교육을 수료하였습니다.
23.05.25 (목) | 날씨 : 맑음 , 최저/최고 : 14.1 / 27.8 |
오늘은 배출날이다.
내 보직은 운전병으로 1수송교육연대 (구 1야전수송교육단)로 후반기 교육을 받으러 간다.
(2야수교 갔어야 하는데... 왜 강원도로 가는거죠?)
연무대 역에서 기차를 타고 춘천역까지 간다.
연무대역 가는 인원은 아침 일찍부터 바쁘다고 어제 엄청 강조해서 군복을 입고 잤었다.
아침에 점호를 생략하고 6시 30분 쯤에 아침식사를 했다.
그러고 나서 7시 20분에 기차 호차 별로 집합을 했다.
연무대 역까지는 걸어서 갔다.
연무대 역은 '이게 기차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뭐가 없었다.
햇빛가림막 밖에 없었다.
기차를 타기 전에 조교님들이 도시락을 나눠주셨다.
이 도시락을 받자마자 '아, 진짜 오래 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11호차를 탔다. 원래 10호차였는데 뭔가 바뀌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호수가 한 칸 씩 밀렸다.
기차 타기 전에 이름 확인을 엄청했다.
5번 넘게 확인한 것 같다.
처음엔 기차가 역방향으로 갔다.
그러다가 서대전-> 신탄진 이 구간부터 똑바로 간 것 같다.
자고있어서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가면서 진짜 많이 잤다.
도시락은 11시 40분 쯤에 먹었다.
근데 이 도시락 유통기한이 12시까지였다ㅋㅋㅋㅋ ㅠㅠㅠ
그래도 맛있었다.
떡갈비 1조각, 새우튀김 1개, 매추리알 3개, 제육, 무말랭이 등등이 들어있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천안역, 수원역, 성균관대역과 기숙사 지관, 건아들 펜션 앞 미술관, 남춘천역 등 추억이 담긴 많은 곳들을 지나쳤다.
용산역이나 서빙고역 같이 서울에 내린 인원들을 보며 부러워하며 내가 탄 기차는 계속 달렸다.
그렇게 15:00 쯤에 춘천역에 도착했다.
우리를 태운 열차의 종착역이었다.
이 말은 논산에 있던 사람 중 내가 가장 멀리 온 사람 중 하나라는 뜻이다.
아 내 2수교ㅠ
춘천역에 내려서는 1수교 푯말이 있는데로 집합했다.
집합하니 코로나 유증상자는 열외하라고 했다.
나는 웬만해선 열외를 안하려고 했는데 기침이 너무 나와서 이거는 절대 못 숨길 것 같아서 열외했다.
열외를 안 했다가는 나중에 혼날것만 같았다. ㅋㅋ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차에서 친해진 공oo이라는 친구가 손을 들어서 나도 들었다.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는게 더 좋기 때문이다.
열외한 다음 인솔에 따라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춘천을 떠나 홍천으로 왔다.
부대의 첫인상은 "와 언덕이 길다~'였다.
나는 원래 4-1생활관인데 격리 때문에 회복 1관 8생활관으로 재배치 되었다.
운이 좋게도 공oo이랑 또 같은 생활관에 배정됐다.
생활관에 짐을 내려놓고 OMR에다가 운전경력, 면허종류 같은 인적사항을 기입했다.
난 1년 4개월을 운전했다고 적어냈다.
OMR을 다 작성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에 대한 한줄평은 '나쁘지 않으나 논산이 그리워 진다'이다.
일단 밤이 푸석푸석하고 반찬도 논산보다 양이 적고 맛이 없었다.
부식도 안나왔다.
아 그리고 이동 출발/도착 시에 안전구호라는 걸 한다 ㅋㅋㅋㅋㅋ
(인솔자 : 벨트! / 나머지 : 착용!, 인솔자 : 후사경! / 나머지 : 확인!, 인솔자 : 안전운전! / 나머지 : 화이팅!)
(이 구호는 4~5주차 정도 되면 걸어가면서 해버리거나 한번에 안전운전 화이팅으로 넘어가서 빛의 속도로 끝내버린다. 물론 걸리면 혼난다.)
그리고 제식이 조금 다른데 여기는 번호붙여가를 계속한다.
그래서 오히려 인솔자가 더 편한것 같아 보인다.
각설하고, 저녁먹고 와서는 상담을 위한 종이 작성을 했다.
여기에 사고 경력을 적는 칸도 있었는데 여기에 시내에서 사이드 미러 긁은 거랑 막국수 집에서 타이어 긁은거를 썼다.
1년 4개월을 운전했다고 적었는데 사고가 하나도 없으면 허위 경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사고 하나는 안 적었는데 적으면 대형 안 시켜줄것 같았기 때문이다.
근데 사고와는 상관 없이 트라우마만 없으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상담을 했다.
근데 솔직히 상담이라기 보다는 그냥 상담 종이에 있는 내용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러고 나서 컨테이너 (격리 생활하는 곳)로 복귀해서 샤워하고 점호하고 잤다.
야수교 소감을 말해보자면 ' 아라다이스에 입교했습니다!'이다.
야수고는 논산과 다르게 통제가 너무 없다.
일단 여기는 아침에 6시30분 기상이다.
(주말에는 8시 기상이다)
이동할 때도 다르다.
우선 출발/도착시에 안전구호라는걸 제창한다.
그리고 이동시작할때 앞으로 가까 아니라 번호 붙여가로 가고, 번호 붙여가는 걸 별도의 지시가 없어도 계속한다.
또 제자리에 선때 '하나, 둘, 정렬이 아니라 '하나, 둘 좌우로 정렬'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다른점이 있을텐데 나머지 다른점들은 추후에 써보도록 하겠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새로운 곳에 왔는데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2024.01.13 - [군대 이야기/병영 생활 일기] - 훈련소에서 모든 훈련이 다 끝나면 어떻게 될까 / 논산 훈련소 생존 일지 33~3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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